오랫동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왔다. 30년 넘게 인 것 같다.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동안 나는 어쩌면 꽤 답답한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. 술도 잘 마시지 않았고 무엇 때문인지 굉장히 소극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. 거기다가 방어적인 태도에 말도 별로 없었다. 물론 그러다 보니 자청하는 아싸 생활을 했었다. 지긋지긋한 교회.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지만 나는 오히려 교회를 조금 좋아했다. 거의 매일 나갈 수 있었던 평일예배가 많은 대형교회에 주로 다녔는데, 찬양을 부를 때면 약간 도취되어서 큰 목소리를 내어 열정을 다해 부르다가 예배가 끝이 나서 교회문을 나서면서 나는.
이어폰을 귀에 꽂고 가요를 튼다.
푸하하.
이게 무슨 이중성인가? 조금 웃기긴 하다. 내 기억 속의 추억으로 남기에 부족했지만 그래도 난 좋게 교회를 마음속에서 놓아주었다. 교회의 무엇이 그리 답답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딘가 뇌가 억제된 사람처럼 되어있었다. 그래서 난 지금 자유롭고 행복하다. 더 이상 바라고 믿을 것이 없어졌지만 말이다.
사람들을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으로 나누는 버릇도 사라졌다. 그게 가장 좋은 일이다. 나는 데미안의 싱클레어처럼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온 새 같이 되었다. 다행히 죽지 않았고 나는 오늘을 살아 그것이 좋고 그저 만족스럽다. 안녕, 교회.